안녕하세요.
2022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신축년의 날들이 저물고 임인년 호랑이의 해가 새롭게 찾아 왔습니다. 지난 한해를 부지런한 소처럼 성실한 마음으로 알차게 보내셨다면, 올해는 호랑이와 같은 웅장한 기상으로 활기찬 시간을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벌써 3년째 이어져 우리를 지치게 하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도 용맹스러운 호랑이의 기운에 밀려 저 멀리 먼 곳으로 떠나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새해가 되면 늘 생각나는 분들이 있습니다. 한 지역에서 아주 오랫동안 삶을 일구어 온 분들입니다. 고향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학교도 나오고 결혼도 했으며. 한 가정을 일군 후 직장에서 은퇴까지 하신 분들이 마을마다 그리고 고장마다 빠짐없이 계십니다. 한 곳에서 오래 살았기에 그곳의 역사와 소식을 가장 잘 알고, 그래서 그곳에 쌓여 있는 일상의 지혜를 가장 많이 체득하고 계신 분들입니다. 그분들을 가리켜 우리는 ‘토박이’라고 부릅니다.
이분들이 들려주시는 증평의 기억은 삶의 경험에서 비롯된 살아 있는 이야기입니다. 시집오던 날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해 전쟁 때 고생한 사연을 거쳐 다 큰 아이들을 독립시킨 다음 마을을 위해 봉사하는 삶의 서사를 듣다 보면 증평의 역사가 다시 한 번 생상하게 살아납니다.
증평은 어르신들의 삶의 기억이 쌓여 있는 역사적인 고장입니다. 증평기록관은 토박이 어른들로부터 증평의 역사 이야기를 수집해 증평을 만들어 온 역사의 모습을 체계적으로 그려보려 합니다.
이번 주 〈주간 증평〉의 주제는 ‘증평의 토박이와 교육’입니다. 지난 해 증평기록관은 첫 번째 토박이 구술채록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경험 많고 신중한 구술사 연구자와 함께 둥구머리마을과 증평읍내에서 모두 일곱 분의 토박이 어른을 만나 뵈었습니다. 이 사업에 참여했던 최정은 선생이 증평 토박이들이 지니고 있는 삶의 경험과 우리의 역사가 어떤 것들인지 영상 인터뷰를 통해 꼼꼼하게 들려줍니다.
이와 함께 증평 교육의 역사를 스토리텔링 콘텐츠로 만들어 수록하였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정에도 불구하고 증평 교육의 밑바탕을 일구기 위해 노력하고 희생하신 분들의 이야기가 일제강점기 신문 기사 콘텐츠에서부터 해방 이후 다양한 사진 기록을 통해 구성되었습니다. 증평 교육의 역사에 대한 더 많은 기록을 살펴보고 싶은 분들은 스토리텔링 콘텐츠와 함께 배치해 놓은 다양한 아카이브 페이지를 방문해 보시길 바랍니다.
이번 12호의 세 번째 콘텐츠는 증평의 과거를 그림으로 재현하는 ‘증평 아카이빙을 위한 그림 제작 사업’의 책임 연구원인 안정희 선생의 영상 인터뷰입니다. 무심한 시간이 지워버려 남겨지지 못한 중요한 역사를 발굴해 그림으로 재현하는 일은 증평의 기록을 만들어가는 우리의 임무입니다.
다음 주 〈주간 증평〉의 주제는 ‘증평기록가’입니다. 증평을 기억하고 그 기억을 기반으로 증평을 기록하는 일은 증평에서 오랫동안 삶을 일구어 온 주민들이 가장 잘 수행할 수 있습니다. 증평기록관은 주민들과 함께 기록을 만드는 것과 그 기록으로 증평을 이야기 하는 방법을 공부했습니다. 많은 기대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22년 1월 7일 금요일
〈주간 증평〉